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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당신을 쪽박차게 한다

글쓴이 : 바람돌이 날짜 : 04-10-12 13:05 조회 : 3832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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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두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주역의 사주팔자론에 따르면 사주팔자(는 낳은 해와 달과 날과 시간임)가 똑같으니 운명도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나중에 정승에 됐지만, 다른 사람은 거렁뱅이가 됐다고 한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바로 노력이었다. 한 사람은 정승이 될 운명이라는 말을 듣고 정승이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반면, 다른 사람은 정승이 될 운명이니까 무슨 일을 해도 정승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허송세월을 했다.

‘운 좋은 사람과는 대결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옆에서 보기에 실력도 그다지 없고 노력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은데도 일이 술술 풀려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바로 운 좋은 사람들이다. 지난 10일 끝난 SBS골프최강전에서 최경주가 박부원과 이부영의 ‘자멸’로 우승을 헌납 받은 게 하나의 예다.

반면 죽고 살기로 피눈물 흘리며 노력하는데도 일이 제대로 하지 못해 항상 질책과 비난을 받는 사람도 적지 않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것처럼 재수가 엄청 사나운 사람들이다. ‘버디 퀸’으로 불리는 박지은이 올해 운 좋지 않은 사람으로 뽑힐지 모르겠다. 지난 11일 끝난 미국 LPGA 아사히료쿠켄 인터내셔널 최종경기에서 박지은은 선두와 3타차로 준우승했다. 올 들어 5번째 준우승이며 9번째 톱10이다. 그처럼 자주 준우승을 했으면 실력은 우승을 몇 번 해도 괜찮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운만 뒷받침됐으면 말이다.

박지은의 계속되는 준우승, 과연 운이 없어서인가? 2% 부족하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과연 운이 인생의 성패를 좌우할까? 골프 천재로 전해지고 있는 벤 호건은 운보다는 노력(연습)으로 키운 실력을 더 중시한다. 그는 “(골프) 연습을 하루 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 하지 않으면 캐디가 알며, 3일 하지 않으면 갤러리가 안다”고 갈파했다. 오늘 아침 먹었다고 내일 아침을 먹지 않지 않는 것처럼 연습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끊임없이 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다.

이는 ‘골프 황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비제이 싱과 타이거 우즈를 봐도 진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제이 싱은 지난 9월7일 ‘골프 황제’ 자리에 올랐다. 264주(5년1개월) 동안이나 ‘골프 황제’로 군림하던 타이거 우즈(29?미국)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싱은 그 뒤에도 우즈에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계속 1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우즈는 ‘황태자’인 어니 엘스에게도 뒤쳐져 3위로 주저앉았다.

싱과 우즈의 희비쌍곡선은 바로 연습의 차이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잡초와 들꽃’으로 불리는 싱은 불행한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연습벌레’라는 별명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연습에 몰두했다. 그는 1년 335일 동안 매일 300번이나 풀 스윙 연습을 한다. 물론 가볍게 스윙하는 피치 샷이나 퍼팅은 뺀 수치다. 지난 23년 동안 그가 친 공은 231만1500개. 무게는 코끼리 23.4마리나 되고 공 값만 해도 60만달러(약 7억원)나 된다.

물론 우즈도 연습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즈는 지난 6일 카리브해 섬나라인 바베이도스에서 20억원짜리 초호화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골프에 소홀해졌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지만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우즈가 5년 넘게 황제 자리를 유지한 것은 어렸을 때부터 십년 넘게 갈고 닦은 연습과 노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연애와 결혼에 잠시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 싱과 엘스 같은 연습벌레들이 틈을 비집고 올라 온 것이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고 신화와 기록은 깨지게 마련이며, 이 세상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주는 실례다.

아무리 강한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절대군주도 시간의 흐름이란 자연 앞에선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다. 1위는 누군가가 영원히 차지하는 자리가 아니다. 다음 1인자가 나올 때까지 잠시 머무르며 그를 맞이하는 준비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당연한 사실을 너무 자주 잊는다. 1위 자리에 오른 순간의 환희와 박수에 취해 영원히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교만의 함정’에 빠지는 순간이다.

점집 연락처 알려 달라는 사람 끊이지 않아..점이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

요즘도 ‘대전의 용한 점쟁이’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이메일과 전화를 받는다. 지난 4월 12회에 걸쳐 연재됐던 ‘대전 L씨의 투자일지’ 시리즈 8회 때 “앞으로 7년 동안 돈이 물밀 듯이 들어올 것”이라는 점쟁이 말을 듣고 주식투자를 해서 500만원으로 40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는 것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점집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사는 종목 족족 떨어지기만 하면 환장하고 미칠 지경이어서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점을 보러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점이 우리의 문제점을 과연 해결해 줄까?

학교 다닐 때 1등 하는 녀석은 별로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도 시험만 보면 1등을 독차지 하는 경우가 있다. 10~20등 하던 학생이 어쩌다 한번 1등이 되더라도 다음 시험 때만 되면 다시 예전의 1등이 또 1등이 된다. 맡아 놓고 1등하는 학생들의 비결은 평소에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에 시험기간 동안에도 평소와 똑같게 공부하는 반면 그렇지 않는 학생들은 시험 때만 벼락치기로 공부하기 때문에 지속성이 없다는 점이다.

주식투자에서 돈 버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특히 증시 침체기에 ‘심리 때문에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좋은 주식’을 세일에서 값싼 값에 물건 사듯 대량으로 사들인다. 그리고는 주가가 많이 올라 너도 나도 벼락치기 공부하는 식으로 주식을 사기 시작할 때 소리 나지 않게 주식을 내다판다. 그들이 2~3배 이익을 내는 동안 뒤늦게 뛰어든 ‘덩달이’들은 쪽박에 가슴이 미어진다.

‘잘되면 내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처럼 운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고 평소에 노력과 준비를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일 때 진정한 성공의 길이 열리기 시작한다. 운이 좋아 한 두 번 대박을 잡았던 추억이 당신을 쪽박으로 이끄는 게 주식투자는 물론 인생살이의 변하지 않는 철의 법칙이다.

홍찬선기자 hcs@moneytoday.co.kr
머니투데이  

* 바람돌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2-17 2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