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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 폭풍으로 2013년 인류 종말?
  글쓴이 : 바람돌이     날짜 : 10-10-24 15:56     조회 : 5869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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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퓰러사이언스] 오는 2013년 수소폭탄 1억개의 위력을 지닌 강력한 태양 폭풍이 지구를 덮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전파와 전기에 의존하던 인류의 기계문명은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과연 일부 종말론자들의 주장대로 인류는 태양 폭풍에 의해 모든 문명이 파괴되며 멸망의 길을 걷게 될까.

지난 6월 14일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미 항공우주국 (NASA) 관계자의 말을 빌어 오는 2013년 5월 태양에서 강력한 자기장을 동반한 태양 폭풍이 발생, 지구를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매체는 또 지구가 태양 폭풍에 노출될 경우 전하층과 자기장이 교란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인공위성, 항공통신, 은행 시스템 등이 마비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고 예측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야 달력에 기반한 2012년 종말론에 이어 2013년 태양 폭풍에 따른 지구 종말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태다.

도대체 태양 폭풍이란 무엇이며 왜 일어나는 것일까. 그리고 태양 폭풍이 정말로 인류의 문명을 초토화할 수 있을 만큼 파괴적인 존재일까.

항상 불어오는 태양풍

태양은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엄청난 에너지를 빛과 열의 형태로 쏟아낸다. 그런데 태양이 쏟아내는 것은 비단 에너지 뿐만이 아니다. 태양은 태양풍이라는 이름으로 대량의 전자, 양성자, 헬륨원자핵 등의 대전 입자를 항상 뿜어내고 있다. 태양풍은 태양으로부터 1AU(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를 기준으로 하는 천문단위로 약 1억4,960만㎞에 해당)의 거리에서 1㎤당 1~10개의 입자를 가지고 있으며, 평균속도는 초속 약 500㎞에 이른다.

이러한 태양풍은 태양 속 입자들의 열 충돌에 따른 산물이다.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인 코로나는 100 만℃ 이상 가열된 플라즈마의 덩어리로서 코로나 내측의 입자들은 열 충돌로 인해 다양한 속도값과 분포값을 띠게 된다.

이들 입자들의 평균속도는 초속 145㎞ 정도로 태양 인력권을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속도인 초속 618㎞보다는 한참 모자란다. 하지만 일부 입자는 태양 인력권을 탈출하기에 충분한 속도를 가지고 있으며 일부 전자 역시 이러한 높은 온도에서 태양권 탈출 속도를 지니게 되면서 이온을 가속시켜 태양으로부터 탈출시키는 전자장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태양풍에 의해 태양에서 분출되는 입자는 초당 1.3×1036개에 달한다. 이들 입자들의 분출로 태양은 시간 당 67억 톤의 무게를 잃는다. 매 1억5,000만년마다 지구 하나 만큼의 질량을 태양풍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지금껏 태양풍으로 손실된 질량은 태양 전체 질량의 0.01%에 불과하기 때문에 태양풍에 의해 태양이 소멸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태양의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태양표면에서 폭발 이 발생할 경우 태양풍의 속도가 시속 2,000㎞에 이른다는 점이다. 또한 이를 통해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즈마의 흐름은 태양의 자기장을 흩어지게 하고 지구까지 날아와 지구를 덮게 된다. 그 결과 지구로 쏟아지는 우주선(cosmic rays)의 양이 약 10% 감소되며 수일 후에는 지구에 자기 폭풍을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태양 폭풍이다.

태양 폭풍에는 상당한 방사능과 미립자가 섞여 있다. 설령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들조차 태양 폭풍에 노출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구에서는 자기장이 보호막 역할을 해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안심은 이르다. 태양 폭풍은 무선 통신과 송전망을 교란시켜 현대사회의 혈액이라 할 수 있는 전파 및 전기의 흐름을 먹통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종말론자들이 2013년 세계가 망할 것처럼 떠드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태양 폭풍과 플레어

태양 폭풍의 발생 원인을 이해하려면 먼저 태양 대기권 내의 대폭발 현상인 플레어(flare)를 알아야 한다. 플레어는 자기의 재결합 현상으로 파악되는데 자기 재결합이란 방향이 서로 반대이던 두 자장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자기장하(magnetic lines of force)가 재배열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 두 자장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가 급격히 방출되며 플레어를 유발하는 것. 태양 자장이 평균치 이상으로 강 한 곳에서 플레어가 많이 일어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이런 플레어는 태양 대기권의 전층, 다시 말해 광구·코로나·채층 모두에 영향을 주며 플라즈마의 온도를 수천만 K(절대온도)로 높이면서 전자·양성자·중이온 등을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킨다. 또한 전파에서 감마선에 이르는 모든 파장의 방사선을 생성한다.

플레어의 에너지는 약 6×1025J(줄)에 달한다. 이는 태양이 매초마다 쏟아내는 에너지의 6분의 1에 달하는 엄청난 에너지다. 또한 플레어에서 나오는 X선과 자외선은 지구 대기권의 전리층에 영향을 미쳐 장거리 무선 통신을 방해한다. 플레어 때문에 발생된 극초단파는 동일 주파수를 사용하는 레이더나 기타 무선기기의 동작을 방해할 수 있다.

플레어의 발생빈도는 다양하다. 하지만 보통 11년을 주기로 삼는 태양 활동의 주기에 따라 강도와 발생빈도가 달라지며 흑점이 다량 관측되는 태양 활동의 왕성기에 더 강력한 플레어가 형성된다. 플레어는 기상관측위성 GOES에서 측정한 100~800피코미터 범위 내에서 X선의 최대 선속(단위 W/㎡)에 따라 그 위력이 낮은 것부터 A, B, C, M, X 등 5개 등급으로 나뉜다.

등급이 하나 올라갈 때마다 최대 선속은 10배가 되며 가장 높은 X등급의 최대 선속은 10-⁴W/㎡에 해당한다. 그리고 M등급과 X등급은 지구 및 근지구 우주 환경에 다양한 영향을 끼칠 만큼 강한 플레어로 분류된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20배 경제 손실

태양 플레어가 자장으로부터 대단히 많은 에너지를 받아 일정수준 이상 강력해지면 코로나 물질 방출(CME)을 일으키기도 한다. CME는 글자 그대로 코로나 속에 있던 대량의 물질과 자장, 전자기 방사선을 우주공간으로 날려 보내는 것이다. 날아가는 물질은 플라즈마로서 전자와 양성자가 주성분이지만 헬륨, 산소, 철 등의 원자를 포함할 수도 있다. 이러한 CME는 코로나 자장 내에서부터 엄청난 변화와 교란을 일으킨다.

지구에도 마찬가지다 CME에 의해 지구로 날아온 대량의 태양 에너지 입자는 지구의 자기권을 교란시키는 지자기 폭풍을 일으키게 된다. 이에 따라 낮 부분의 자장은 압축되고, 밤 부분의 자기 꼬리는 낮 부분까지 연장된다. 이처럼 밤 부분의 자기권이 낮 부분에 재결합되면 테라와트급 에너지 방출이 일어나 지구 대기권 상층부로 에너지가 향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구 자극 근처에서 매우 강한 오로라를 볼 수 있다.

CME 역시 플레어와 마찬가지로 무선 통신을 방해하고 인공위성, 송전시설 등에 피해를 입힌다. 특히 송전시설에 피해를 입혀 광범위한 지역에 장기간 정전을 초래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공 비행 중인 항공기나 우주선에 탑승한 사람처럼 지구 자기장의 보호를 덜 받는 사람들을 방사능에 노출시켜며 피폭자는 단기적으로는 피부염, 장기적으로는 피부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그렇다면 왜 2013년일까. NASA의 태양권물리학부 담당책임자인 리처드 피셔 박사에 따르면 태양 표면의 폭발활동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11년 주기로 왕성해졌다가 조용해 지기를 반복하고 태양의 전자기 에너지는 22년마다 최고에 이르는데 2013년엔 이 두 주기가 겹치면서 전례 없이 강력한 우주 폭풍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병원 장비, 은행 서버, 항공기 및 공항관제시스템, 방송기기, 철도통제시스템 등은 물론 PC, 휴대전화 등 모든 전자제품이 타격을 받는다"라며 "피해액이 수십억 달러에 달해 복구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 국립과학원(NAS)의 경우 대규모 태양 폭풍이 일어나면 지난 2005년 발생한 미국 역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인 카트리나의 20배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예측을 하기도 했다.

참고로 카트리나의 총 피해액은 2010년도 미화 가치로 환산했을 때 무려 900억 달러에 달한다. 간단히 말해 태양 폭풍은 대단히 강력하고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는 자연산 전자기 펄스 폭탄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태양 폭풍 사례

2013년에 불어 닥칠 태양 폭풍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지는 내로라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론이 분분하다. 하지만 과거의 태양 폭풍 사례를 보면 그 위력을 가늠해볼 수는 있다.

태양 관측이 기록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태양 폭풍은 이른바 '캐링턴 사건' 혹은 '태양 대폭풍'으로 불리는 1859년의 태양 폭풍이다. 그 해 9월1일 정오 직전에 영국의 천문학 자 리처드 캐링턴은 태양 관측사상 가장 큰 플레어를 관측했는데 이 플레어가 대규모의 CME를 촉발했다. 일반적인 코로나 물질이 3~4일 후에나 지구에 도착하던 것에 비해 당시에는 CME가 길을 터주면서 불과 18시간 후에 대량의 코로나 물질이 지구로 쏟아졌다.

이에 따라 9월1일과 2일 전 세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지자기 폭풍이 일어났다. 카리브해처럼 극지방과는 거리가 먼 지역의 상공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될 정도였다. 그리고 이는 유럽과 미국 전역의 전신망을 불통시켰다. 지난 1989년에도 대규모 태양 폭풍이 지구를 덮친 사례 가 있다.

그 해 3월9일 발생한 CME로 인해 3월13일 오전 2 시 44분경 지구는 엄청난 지자기 폭풍을 겪었다. 이번에도 극지방에 매우 강한 오로라가 나타났고 미국 남부의 텍사스에서 오로라가 보였다. 미소 냉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던 터라 당시 많은 사람들은 이를 핵전쟁 징후로 오인하기도 했다. 태양 폭풍이 자칫 제3차 세계대전을 불러왔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코로나 물질이 지구를 뒤덮으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지구 궤도를 돌던 여러 위성들이 수시간 동안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으며 지구 자기장의 교란으로 캐나다 전력회사 하이드로 퀘벡사의 전력망 회로차단기가 오작동, 퀘벡 주 전역이 9시간이나 정전됐다. 이외에도 같은 해 8월 태양 폭풍이 토론토 주식시장의 마이크로칩을 무력화시키면서 모든 주식 거래가 중지되는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 현재의 전력 및 전자기기 의존도가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높다는 점에서 2013년의 태양 폭풍이 몰고 올 타격 도 이전과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물리적 방호대책 마땅치 않아

예보 수단은 사실상 태양 활동, 특히 플레어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관측밖에 없다. 따라서 이미 다수의 위성들이 태양 플레어 관측이라는 임무를 띠고 발사됐다. 일례로 지난 1991년에 발사돼 2001년까지 활동한 일본의 '요코위성(솔라 A 위성)'을 들 수 있다. 이 위성은 10년간의 활동기간 덕분에 11년 주기의 태양 활동을 거의 대부분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970년대 중반부터는 GOES 위성 시리즈가 태양 에서 나오는 X선을 관측 중에 있다. GOES 위성은지구정지 궤도를 비행하며 연X선을 관측하고 있으며 관측결과는 앞서 말했듯 태양 플레어의 등급 분류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NASA의 RHESSI 위성도 연X선(~3keV)에서 감마선 (최대 20MeV)에 이르는 다양한 범위의 우주선 속에 여기된 광자를 포착, 태양 플레어를 영상화하고 고해상도 분광기를 사용해 이들 우주선을 분광한다. 또한 높은 스펙트럼 해상도를 통한 공간 해상 능력도 갖추고 있다.

비교적 새로운 태양 플레어 관측 위성으로는 일본 우주 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히노데 위성(솔라 B 위성)이 있다. 지난 2006년 9월에 발사된 이 위성은 이전의 위성들보다 더욱 정밀한 태양 플레어 관측이 목적이다. 탑재된 관측 장비는 노르웨이,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들로부터 제공됐으며 플레어의 원천으로 여겨지는 강력한 자장을 찾아 관측하는 것이 주임무다. 이를 통해 플레어 활동의 원인을 파악하고 장차 있을 플레어 발생을 예보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 폭풍이 어느 지역에 얼마만한 영향을 미칠지 정확하게 예보하는 것은 현 과학기술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에 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태양 폭풍을 물리적으로 방호할 방법도 사실상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태양 폭풍에 의한 혼란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피해 예상지역의 전기공급과 전자제품 사용을 태양 폭풍이 쏟아지는 동안 일시 중단하는 것 정도다. 그만큼 정확한 예보와 체계적 경보시스템의 수립은 피해 예방에 핵심적 요인이 된다.

태양 폭풍은 태양의 활동이 왕성해질 때마다 지구를 휩쓸고 간 우주의 태풍이다. 전기와 전자를 모르던 시대의 인류는 태양 폭풍이 지구에 와도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지나쳐갔고, 피해도 크게 입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의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 문명은 오히려 태양 폭풍에 훨씬 취약하다. 이 또한 과학문명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글_이동훈 과학칼럼니스트 enit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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